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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/일상 이야기

생일날 받은 특별했던 녹아버린 케이크

생일날 받은 특별했던 녹아버린 케이크

생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케이크입니다. 선물을 고르기 애매할 때 또는 바빠서 선물을 못 샀을 때 케이크만큼 좋은 선물이 없습니다. 그리고 요즘은 케이크는 치즈 케이크, 아이스크림 케이크, 등 그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. 그래서 케이크를 선물로 받게 되면 종류에 따라 기분도 달리자는 것 같습니다. 개인적으로 저 같은 경우 생일이 아니어도 케이크를 먹는 거를 상당히 좋아한답니다. 그래서 언제나 생일날 선물은 안 받아도 케이크는 먹고 지나갔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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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 전인 수요일은 제 생일이었습니다. 예전에는 친한 친구들과 생일이면 선물을 교환하곤 했는데 요즘은 밥을 같이 먹거나 축하한다는 말로 대신을 하고 있습니다. 그리고 지금까지 생일을 맞이하면서 선물을 많이 받아 봤지만, 친구에게는 한 번도 케이크를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. 보통 부모님이나 누나가 사주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. 그래서 이번에도 친한 친구 몇 명은 주말에 이나 같이 먹자는 말을 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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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일날 친구가 점심을 사줘서 먹고 있을 때 문뜩 몇 년 전부터 친하게 지낸 중국에서 유학 온 친구가 생각나 오늘 생일이라는 문자를 보내게 되었습니다. 이 친구 일하러 가는 도중이었을 텐데 문자를 받더니 알고 있었는데 깜박해서 미안하다고 혹시 받고 싶은 선물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거였습니다. 몇 년 전부터 생일에 딱히 뭘 받아야 한다는 이런 생각을 두지 않아 괜찮다는 말을 보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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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몇십 분간 연락이 없더니 갑자기 전화가 오는 거였습니다. 지금 바로 집에서 나오라는 거였습니다. 그래서 지금 집이 아니라 몇 시간은 있어야 간다고 하니 지금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놨다는 거였습니다. 그리고 제가 당장 못 간다고 하니 자기가 일하는 곳 냉장고에 넣어 둘 테니 빨리 오라는 거였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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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 시간 뒤 친구가 일하는 곳을 찾아가니 바쁜 시간이라서 그런지 케이크를 주고는 깜박해서 미리 선물을 못 사서 미안하다며 다음에 더 좋은 거 사준다고 말을 하였습니다. 그리고 케이크가 냉장에서 보관해서 녹았을지 모르니 빨리 가져가라는 거였습니다. 이 친구 우리나라에 유학을 와서 학비랑 용돈을 스스로 벌어서 학교에 다니는데 이렇게 챙겨주니 너무 고마웠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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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에 도착해 바로 케이크를
냉장고에 넣고 몇 시간 뒤 꺼내니 역시 냉장에서 보관되어서 그런지 녹아서 모양이 많이 이상해진 상태였습니다
. 하지만, 처음으로 친구한테 받아본 생일 케이크 비록 녹아서 모양은 이상했지만, 맛은 정말 맛이 있었답니다. 그리고 더 특별한 건 그 친구가 우리나라 친구가 아닌 중국유학생이라는 것이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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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일 어떤 한편으로는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. 하지만, 가끔 바쁘다는 핑계로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친구가 있습니다. 물론 사정이 있어서 그랬겠지만, 며칠이 지나고 나서 만나게 됐을 때 역시 말 한마디도 없어 섭섭하기도 했답니다. 그런데 알고 지낸 지 몇 년밖에 안 된 중국 친구 생일이라고 말을 하니 이렇게 챙겨주어 정말 고마운 것은 물론이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국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.